13-week project를 시작한지 4일째가 되었다.
여름방학이 끼여있는 13주 동안 뭘 할 수 있을까, 또 뭘 해야하나 생각해보고 정한 목표는:
1. 진행중인 (엄청 오래된) 논문 -> 출판 가능하게 만들기
2. 건강해지기!
3. daily writing을 습관으로 만들기
이렇게 세가지이다. 각각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더 자세히 할일과 필요한 일들을 적어놓고 weekly checklist를 만들어서 매일 그 일들을 했는지 한눈에 볼 수 있게 기록중이다.
사실 1번은 지금 나에게 가장 “필요한” 것이고, 2번과 3번은 방학이라는 시간을 이용해 습관으로 만들고 싶은 내 욕심 때문이다. 건강관리는 석사부터 박사 1년차까지 정말 뼈저리게 느꼈던 것이고, 운동을 할 때도 있었지만 꾸준히 하지 못했고, 챙겨먹는 것도 정말 부실했다 (특히 석사 할 때..). 결국 유학준비를 하던 정말 중요한 해에 원서접수를 한달가량 남겨 놓고 병원에 일주일동안 입원을 한 적이 있었다. 제출할 서류들을 수정하고 GRE나 토플 시험을 한 번이라도 더 쳐서 조금이라도 더 높은 점수를 받아 놓아야 하는데...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병실에 누워서 “이게 다 무슨 일이며, 다 무슨 소용인가...” 라는 생각이 들었다. 사실 몸이 너무너무 아프니까 손가락 하나 까딱하기 싫더라.
작년 여름, 미국으로 박사를 하러 오면서 다짐 했던건 “일단 밥이라도 잘 챙겨먹자”였다. 뭐 어차피 미국에서 매끼를 사먹는건 텍스 + 팁 때문에 경제적인 부담이기도 했지만 여러 이유로 집밥을 꾸준히 해먹다보니 조금 건강해진 것 같기도 하다. 하지만 미루고 미루던 운동을 더이상 미룰 수는 없다는 생각에... (나도 나이가 들고.... 온몸이 쑤셔..) 운동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게 됐다. 그 결과... 4일 동안 헬스장 이틀 출석! (4일 중에 왜 이틀이냐 함은.. 첫 2일은 부지런히 아침에 가고. 어제는 나파밸리로 여행을 다녀왔기 때문. 오늘 갈지는 과연..)
요즘 읽고 있는 책 “how to be an imperfectionist (번역본: 지금의 조건에서 시작하는 힘)” 첫장에 저자는 small habits의 중요성에 대해 언급한다. Small habits이 어떻게 big result가 될 수 있는지. 저자는 운동을 “습관”으로 만들기 위해 하루에 팔굽혀펴기 1개(!!)를 시작했다고 한다. 팔굽혀펴기 1개는 엄청 바쁘거나, 몸이 아주 피곤한 날에도 할 수 있는 정도의 운동량이니까. 여기서 핵심은 운동을 “습관”으로 만드는 것이다. 비록 나도 헬스장 가면 런닝 좀 뛰고, 레그 프레스 쬐끔 하다가 아령 몇번 들어보고... 하는게 전부이지만 그래도! 운동을 “습관”으로 만들어 보려 한다.
Daily writing도 꼭 나의 습관으로 만들고 싶은 것 중 하나인데, 무슨 주제에 대한 글이건, 아주 짧은 몇 문장이건 매일 적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다. 비록 이 습관은 지금 블로그 글을 적는 것으로 되고 있지만... 영어로 매일매일 아카데믹 라이팅을 하는 습관도 꼭... 얼른..... 기르고 싶다. 하루에 몇 문장만 적어도 한달이면 몇페이지가 될텐데(!!).
루틴을 만드는 것은 어렵다. 아침 5시 반에 일어나 다이어리에 계획을 세우고, 잠들기 전 체크리스트에 하나하나 기록을 확인해보며 얼마나 습관을 잘 만들고 있는지 확인하고 있지만, 정작 아무도 없이 혼자 집에 있는 시간을 계획대로 착착 사용하는 것은 어렵다. 지금은 작심 4일이라 나름 잘 하고 있지만 과연 1주일 후, 1달 후에는 어떻게 되고 있을런지. 내심 13주 후에는 운동과 글쓰기를 습관처럼 하고 있는 내모습을 발견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조금 설레기도 한다.